Sunday, March 6, 2011

싱그럽고 개운한 초겨울의 맛… 제주 감귤

노랗게 익어가는 마을…제주의 겨울은 귤 세상
12월, 제주는 아직 가을의 정취가 가득하다. 겨울로 향하는 더딘 길, 섬 전체에 펼쳐져 있는 감귤이 노랗게 채색되면 그 풍광은 말 그대로 ‘귤림추색(橘林秋色)’이 된다. 제주도는 온난 다습해 감귤이 자라기에 천혜의 환경. 제주 하면 감귤, 감귤 하면 역시 제주다.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는 사시사철 감귤과 나무가 풍성하게 열매를 맺고 주홍빛 물을 들여간다. 도로 주변에는 관상용으로 키우는 둥근 감귤나무가 푸름을 뽐내고, 농가 낮은 담장 너머로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나뭇가지가 존재를 알린다. 비닐하우스, 노지 할 것 없이 천지가 귤빛이다. 하귤, 하우스감귤… 일 년 내내 감귤 빛에 취할 수 있지만, 역시 새콤달콤한 귤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12월이 제철이다.
감귤의 역사… 제주와 함께하다
감귤 관련 최초의 언급은 고려사지의 “백제 문주왕 2년(476년) 4월에 탐라국으로부터 공물을 받았다.”는 구절. 나라님께 진상했던 귀한 과일, 감귤. 조선시대에는 일반 민가의 귤나무에 열매가 열리자마자 관(官)에서 그 수를 일일이 조사하고 세금을 부과해 농민들에게 고통을 주기도 했다. 제주도민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감귤은 곧 그들의 삶이자 터전이다.
섬 어느 곳에서나 소복하게 담긴 귤 꾸러미를 볼 수 있는 제주. 지천이 감귤 세상이라 그 흔한 과일 서리는 찾아볼 수 없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노상 감귤을 입에 달고 산다. 제주도 사람은 감귤 껍질을 일일이 벗겨내지 않는다. 단번에 반을 쪼개 과육만 쏙 빼먹어야 입 안 가득 단맛과 신맛이 퍼져나가는 참맛을 느낄 수 있다고. 뭍사람들은 벗겨내기 바쁜 하얀 실 같은 층을 그들은 씁쓸한 맛 그대로 즐긴다. 껍질은 잘 말려 차로 즐기니,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다. 
감귤농사만 70년 지었다는 허평화 할머니는 올해 감귤은 작년보다 덜 달다는 상인의 말에 손사래를 친다. 귤나무한테 맛이 없다고 하면 맛이 도망간다는 것. 연신 “제주 미깡 도우다(제주 감귤 맛있다).”라며 찬사를 보낸다.
푸릇푸릇, 못생겨도 달고 맛있다
도시에서는 반들반들 윤기가 감도는 감귤이 인기를 끈다. 하지만 광택이 도는 귤은 세척과 선과 과정을 거친 상품. 물로 세척하는 과정에서 과피가 살짝 익어 모양은 예쁘지만 구연산이 빠져나가기 쉽다. 보기 좋은 귤은 달지만 감귤 특유의 신맛은 적게 마련이라고. 감귤밭에서 만난 김영완 씨는 코끝이 알싸해지는 신맛과 단맛이 살아있는 감귤이 진짜배기 제주 감귤이라고 이야기한다. 달콤새콤, 새콤달콤한 맛이 풍부한 밀감이 바로 제주 감귤의 참맛이란다. 최고의 감귤을 따기 위해 농부의 겨울은 바쁘다. 매일 귤밭에 나가 어느 나무가 어떤 빛깔과 자태를 뽐내는지 확인하고 수확 시기를 결정한다.
조금 늦게 감귤을 수확하면 더 달고 맛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지만 시간을 끌수록 그 무게 때문에 귤나무는 버겁고 힘들다. “한라산에 눈이 내리면 신맛이 달아나버린다.”라는 옛말처럼 제주 밀감은 12월 20일 전에 수확해야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제주의 비와 바람이 키운 감귤, 그리고 그 감귤이 제주의 딸과 아들을 키워냈다. 노란 감귤 속에는 섬사람들의 고단한 일상과 행복이 모두 담겨 있다.



2 한 그루 나무에 꿈을 싣는다!제주의 힘…
감귤나무 수호 프로젝트

전체 농가의 86%가 감귤을 재배하는 제주도. 따라서 소득의 대부분을 감귤 생산과 관광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감귤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농산물인 동시에 경제의 중심이다.
하지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수입개방으로 인해 감귤농가도 큰 타격을 받았다. 2008년부터 만다린관세가 전면 폐지되는 2022년까지 감귤산업 피해액은 1조 1천262억 원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감귤 수입이 늘어나면 국내 감귤 가격은 하락하고, 결국 감귤농가는 재배면적과 생산량을 줄이게 돼 감귤시장 전체가 축소될 수 있다. 감귤시장의 경쟁력 악화는 제주 경제 전체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한국영농조합은 한미 FTA 타결로 인해 위기에 처한 제주 농가를 위해 올 초부터 제주 감귤과 관광을 접목한 ‘전 국민 감귤나무 한 그루 갖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하루 100원으로 감귤나무 주인이 되다
1일 100원, 1년 3만6천500원의 관리비를 지불하면 구입자의 이름표를 단 한 그루 감귤나무와 인연을 맺을 수 있다. 감귤나무 주인이 된 소비자가 인터넷 사이트에 블로그를 만들면 생산자가 일 년에 세 번 정도 나무의 사진을 올려줘 열매를 맺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감귤 수확철인 12월 초순에 직접 제주도를 방문할 경우 30㎏의 감귤을 보장해주고, 배송을 원할 경우에는 현지 농장에서 15㎏을 바로 배송해준다.
하루 100원으로 일 년 동안 감귤나무 한 그루의 주인이 되어주자는 소박한 이벤트는 도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벌써부터 감귤농장에는 하얀 꼬리표가 물결을 친다. “감귤나무야~ 밥값해라! 주렁주렁 열려라.” 하는 장난스런 문구부터 “우리가 꿈을 꾸는 것은 그것이 실현 가능해서가 아니라 희망을 주기 때문입니다.”라는 시적인 표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나와 인연을 맺은 감귤나무의 성장을 지켜보며 제주도에 대한 관심도 갖게 되고 아이들에게 색다른 체험학습 기회도 제공할 수 있다. 수확이 이뤄지는 겨울에 제주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호텔, 항공료 등에 대한 할인혜택도 주어진다. 도시사람과 제주농가를 잇는 ‘감귤나무 갖기’ 캠페인은 감귤사랑으로 제주를 지키는 힘이 된다. 문의 한국영농조합(1544-1346)
감귤 농가의 한 해
최고의 감귤을 수확하기 위해 농부의 손은 사철 분주하다. 감귤나무는 보통 7년을 키워야 상품성 있는 감귤을 제 몸에서 생산한다. 특히 해걸이를 하기 때문에 해마다 수확하는 양이 차이가 난다.
겨울에서 이른 봄까지(1~3월) 감귤나무가 동해를 입지 않도록 2월 말부터 3월 사이에 적당히 가지를 잘라 태양빛이 골고루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준다. 2월 말에는 미생물이 활동할 수 있도록 땅에 영양을 주고 3월 하순에는 비료를 뿌린다.
봄에서 초여름까지(4~6월) 새순이 나오고 새하얀 꽃을 피우는 시기. 꽃이 핀 후에는 영양분이 많이 필요하다. 특히 봄 순이 나와야 다음해에도 꽃을 피울 수 있기 때문에 꽃따기를 해준다. 어분, 유채박과 각종 영양제로 관리한다.
여름에서 초가을까지(7월~9월) 열매가 크는 시기로 충분히 양분을 공급해준다. 또 태풍이 자주 찾아오는 장마철이기 때문에 예방에 심혈을 기울인다. 7월 중순부터는 너무 작거나 지나치게 큰 것은 미리 따 내버린다.
가을에서 겨울까지(10월~12월) 9월 말이 되면 파란 열매가 노란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80~90% 정도 노랗게 물들면 수확한다. 11월 중순에 가을 비료를 뿌려준다.

감귤 체험과 함께 즐기는 제주 관광지
  
천지연폭포 기암절벽 위에서 옥수가 세차게 떨어지는 명소. 폭포 아래에 서식하는 열대어의 일종인 무태장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폭포 주변의 숲에는 아열대성 상록수와 양치식물들이 서식해 체험학습 공간으로도 제격이다.
섭지코지 성산읍 해안 2㎞에 걸쳐 길게 뻗어 있는 화산재 언덕. 파도가 치는 높이에 따라 물 속에 잠겼다 나타나는 기암괴석의 절경이 아름답다. ‘단적비연수’, ‘올인’ 등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우도 섬 전체의 모습이 소가 머리를 내민 것과 닮았다고 하여 ‘우도’라 불린다. 제주도 부속도서 중 가장 넓은 섬으로 섬 전체가 하나의 용암지대다. 산호 백사장과 우도 8경이 인상적. 하이킹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서귀포감귤박물관 제주특산물인 감귤의 세계를 한눈에 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 공간. 제주 감귤의 역사와 제주도민의 삶의 애환이 담긴 전통민속유물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세계의 감귤나무를 전시하는 온실도 인기. 무엇보다 감귤잼, 감귤쿠키 등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웰빙 체험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협재해수욕장 한림읍에 위치한 해수욕장으로 조개껍질이 많이 섞인 은모래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해 해수욕을 즐기기 그만. 무엇보다 에메랄드와 블루 등 총천연색으로 빛나는 바다가 아름답다.
산굼부리분화구 한라산과 비슷한 시기에 생성돼 화구호가 백록담과 비슷하다. 완만한 경사면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분화구 아래 온대림, 상록활엽수림, 낙엽활엽수림이 공존해 신비롭다. 초겨울에는 갈대가 장관을 이뤄 관광객들로 붐빈다.
3  제주도에서 배워왔다!
노란 귤로 만든 천연 간식

비타민과 구연산이 풍부한 겨울 과일 감귤. 껍질을 까서 그냥 먹어도 싱그럽지만 주스, 쿠키 등 다양한 간식에 활용해도 좋다. 새콤달콤한 비타민 덩어리, 귤 간식.
요리 감귤박물관(064-767-3010 www.citrusmuseum.com), 감귤찐빵(www.ggzzbb.com)


감귤주스
●재료 감귤 200g
●만드는 법
1 감귤은 3분 정도 물에 담갔다가 깨끗이 씻는다. 2 씻은 감귤을 반으로 자른 다음 착즙기나 믹서에 넣고 간다.
감귤쿠키
●재료 감귤 3~4개, 달걀 1개, 밀가루 200g, 설탕 100g, 버터 70g, 전지분유 10g, 베이킹파우더 2g
●만드는 법 1 감귤은 깨끗이 씻어 속껍질까지 벗겨낸다. 과육은 칼로 곱게 다진다. 2 밀가루, 전지분유, 베이킹파우더를 섞어 3회 정도 체에 내린다. 3 볼에 달걀, 설탕, 실온에 둔 버터를 넣고 거품기로 휘핑한다. 4 곱게 다진 과육과 ②를 섞은 다음 ③을 조금씩 넣으면서 주걱으로 살살 저어가며 반죽한다. 5 도마에 밀가루를 솔솔 뿌린 다음 밀대로 반죽을 3~5㎜ 두께로 밀어 모양틀로 찍어낸다. 6 팬에 쿠키반죽을 올리고 220℃로 예열한 오븐에 8분간 구워낸다.
감귤머핀
●재료 박력분 100g, 버터 70g, 설탕 50g, 감귤껍질 30g, 달걀 1개, 감귤농축액 1큰술 반, 베이킹파우더 1/4작은술, 머핀 컵
●만드는 법 1 박력분과 베이킹파우더를 섞어서 체에 내린 다음 감귤껍질을 넣고 주걱으로 섞는다. 2 실온에 둔 버터와 설탕을 볼에 넣고 거품기로 풀어준다. 달걀을 넣고 계속 젓다가 농축액을 넣고 함께 저어준다. 고루 섞이면 ①을 넣고 주걱으로 반죽한다. 3 머핀 컵에 반죽을 2/3 정도 담는다. 4 180℃로 예열된 오븐에 머핀 컵을 넣고 20분간 굽는다.
감귤찐빵
●재료 감귤 300g, 팥앙금 200g, 밀가루 2컵, 막걸리 2/3컵, 조청 1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밀가루는 체에 걸러 막걸리, 조청, 소금을 넣고 반죽한 뒤 30분간 실온에서 자연 발효시킨다. 2 감귤은 속껍질을 까서 과육만 분리한 다음 곱게 채썬다. 준비해놓은 팥앙금을 섞어 속을 만든다. 3 ①의 반죽이 탱탱하게 부풀어오르면 칼로 8등분한다. 자른 반죽은 밀대로 민다. 4 반죽 위에 앙금을 1큰술 올려 둥글게 모양을 만든다. 5 김이 오른 찜통에 중불로 15분 정도 쪄낸다.
감귤… 색다르게 즐기는 법1 잼으로 즐긴다 사시사철 감귤을 먹고 싶다면 껍질을 벗기고 과육만 끓여 설탕을 넣은 후 잼으로 만든다. 빵에 발라 먹거나 플레인요구르트에 첨가하면 맛있다.
2 디저트 푸딩으로 먹는다 식빵과 껍질을 벗긴 반달 모양의 귤을 층층이 쌓은 다음 우유와 함께 푼 달걀물을 부어 오븐에 굽는다. 푸딩 전체에 새콤한 향이 배어 이색적이다.
3 감귤차로 마신다 귤을 깨끗하게 씻은 다음 반달모양으로 자른다. 설탕에 잘 버무리고 3일 정도 두면 설탕이 녹아내린다. 병에 담고 1주일 동안 숙성시키면 감귤차가 완성. 뜨거운 물만 부어 마시면 된다.
4  닮은 듯 다른 맛!
팔색조 감귤 열전

지구상에는 무려 80여 종에 이르는 감귤과 작목이 존재한다. 노란 껍질 속에 탱탱하게 여문 귤과 열매들은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 지금부터 내년 여름까지 즐길 수 있는 형형색색 귤을 제안한다. 계절에 따라 입맛에 따라 골라먹자.

천혜향
청견과 앙콜의 교배 품종. 과실은 편평하면서도 둥근 모양이고 황동색을 띤다. 껍질이 매끈하고 얇아 오렌지보다 잘 벗겨지고, 부드러운 과육은 과즙이 풍부하다. 고당도 품종으로 일본에 많이 수출된다.
흥진조생 하우스, 월동 감귤로 재배되고 궁천조생과 더불어 제주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다. 궁천조생보다 모양이 편평하고 당도가 높다.
극조생 11~12월에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품종. 타 감귤보다 당도가 높은 대신 산도가 낮기 때문에 신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노지에서 재배되는 경우가 많고 매년 5월부터 출하된다.
궁천조생 제주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 속껍질이 부드럽고 맛이 좋아 하우스 감귤로 재배하는 경우가 많다. 매년 5월 중순부터 9월 하순까지 수확하는데, 껍질이 얇고 과즙이 많아 나무에서 100% 익혀 수확하기 어렵다. 보통 85% 정도 숙성됐을 때 수확하므로 껍질이 푸른색을 띠는 감귤이 신선하고 맛있다.
청견 과실 표면이 일반 감귤보다 매끈하고 오렌지보다 껍질이 얇다. 속껍질이 얇고 알맹이가 부드러우며 과즙이 풍부하다. 향은 오렌지와 비슷하고 당도 11~13 브릭스로 단맛이 강하다. 한라봉과 더불어 품종이 뛰어나면서 가격이 저렴해 인기가 높다.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재배.
한라봉 봉긋한 꼭지 부분이 한라산 봉우리를 닮았다고 해서 ‘한라봉’으로 불린다. 제주 특산 신품종으로 맛이 좋고 향이 독특할 뿐 아니라 씹는 맛이 특이해 감귤 중 으뜸으로 꼽힌다. 껍질은 거칠지만 잘 벗겨진다. 색깔이 홍색을 띠는 것이 맛있다. 매년 11월부터 3월까지 출하되는데 2, 3월에 나오는 한라봉이 제일 달다.
몰랐던 감귤의 힘
1 식욕을 돋운다 감귤에는 다량의 구연산이 함유돼 있어 식욕 증진에 효과적이다. 또한 디저트로 즐기면 영양 밸런스를 맞춰준다.
2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 혈액이 산화되면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감귤은 알칼리성 과일로 혈액이 산화되는 것을 방지해 피로회복에 좋다.
3 고혈압을 예방한다 과일 중 유일하게 비타민 P(헤스페리딘)가 함유돼 있어 모세혈관을 보호해주고 동맥경화와 고혈압 예방에 good.
4 감기를 예방해준다 감귤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 C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체온이 내려가는 것을 막아주고 항체 생성을 도와 감기나 괴혈병 등의 질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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